조용한 수다쟁이💜
태국 다이어리, 여유와 미소를 적다. 박경은·정환승 (1주차,태국) 본문
동남 아시아 읽기 모임을 통해 첫 국가인 태국 소설 『그림의 이면,씨부라파』를 읽고 태국이라는 나라의 역사와 문화, 언어에 대한 호기심과 호감도가 더 커졌습니다.
한국과 태국이 1958년에 수교했고 태국은 관광지로 사랑받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태국을 방문하는 한국인은 100만 명, 한국을 방문하는 태국인 또한 30만 명이 넘어섰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태국은 여전히 생소합니다.
특히 태국의 언어와 음식, 불교, 징병제, 트랜스젠더에 관대한 분위기 등이 궁금했는데 특히 신분제와 그 계급이 현재는 어떠한 형식으로 남아있으며 영향을 주고 있는지가 궁금했습니다.
이 책은 태국의 역사와 문화 전반에 대해 다루면서도 처음 접하는 이에게 저자들의 체험을 곁들여 쉽게 설명하고 있어 태국 소설과 영화를 보기 전 전반적 이해를 위해 골랐습니다.
가령 태국에 유난히 게이가 많아 보이는 이유에 대해 저자는 (딱히 다른 나라에 비해 게이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태국 사람들이 자유를 사랑하며 표현에 거리낌이 없고, 타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관용과 포용의 정신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설명합니다.
태국은 서구 제국주의 침략 시기와 1, 2차 세계대전 때에도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와는 달리 식민지로 전락하지도, 침략을 받지도 않은 나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된 이유로 저자들은 대나무처럼 유연한 외교전략이 주요했다고 설명합니다. “팔다리는 잘려나가도 몸뚱이만 보존하면 된다.”와 “연꽃도 상하지 않게 하고 물도 흐리지 않게 한다”와 같은 속담을 인용하며 태국 민족은 대나무처럼 휘어지지만 부러지지 않는 여유와 미소로 가득한 민족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랏따나꼬신은 마음을 녹여내는 땅
많은 사람들이 온갖 사랑을 하며 처마를 맞대고 같이 살아간다
국적이 어떻든 간에 형제이며
서로 오랫동안 얽히고 설켜온 한 무리로
하늘 아래 모든 사람들이 짝끄리왕의 은총 아래 행복하게 살아간다.
(중략)
태국에 살아도 벼슬을 할 수 있어요. 이 나라의 왕은 국적이 다르거나 언어가 다르다고 억압하지 않아요. 관리를 뽑아도 능력을 보고 뽑아요……. 중국인과 태국인이 어디가 달라요? 당신은 중국 사람이지만 태국어 잘 하잖아요. 태국 땅에서 조상을 섬기고 옷차림을 중국인처럼 하면서 머리를 길게 땋아 늘이고 살아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요. 그래서 아주 행복하게 살잖아요. 중국 설날에는 신에게 경배하고 청명 때에는 조상신에게 제사 지내고 하는 것들을 다할 수 있는데 (우리 아이가) 태국인이 되는 것이 무엇이 두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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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태국 정부의 움직임과 반대로 당시 국왕의 섭정을 지내고 있던 쁘리디 파놈용은 피분쏭크람의 암묵 하에 국내 지하 항일운동을 지휘하였다. 또 주미대사로 있던 쎄니 쁘라못을 중심으로 해외에 있던 태국인들은 태국의 대미 선전포고가 일본의 강요에 의한 것임을 주장하며 미국에 있던 태국인들을 중심으로 자유타이운동을 전개하였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종전 후에 태국은 패전국 취급을 받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도움으로 나중에는 국제연합의 일원이 되기도 했다. 1942년 피분쏭크람이 남긴 “이 전쟁에서 패하는 자가 곧 우리의 적이다”라는 말은 태국 정부의 유연한 외교 정책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유명한 말로 두고두고 회자되었다. p.25
학창시절, 필자는 봉사활동으로 한국에 와 있는 외국인노동자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도 겨울에서 슬리퍼를 신고 다니는 근로자들이 그렇게 안쓰러울 수가 없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돈이 없어서 신발을 안 사는 것이 아니라 신발에 투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사지 않는다는 것이다. p.41
일반적으로 “선물”하면 아름답게 포장된 겉면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색색의 포장지로 곱게 포장된 선물을 보며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을까 설렘을 안고 풀어보는 과정을 즐기는 우리와 달리 태국인들은 이미 내용물이 고스란히 드러난 선물을 주고 받는다. 그래서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그들이 무슨 선물을 주고받는지 바로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끄라차오”의 핵심이다. p.52
태국 국민 중 95퍼센트에 달하는 불교도들이 생각하는 종교적 지향점은 열반…일 것이다. 모든 번뇌의 속박에서 해방되어 해탈을 통해 열반에 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하여 매일 아침 탁발하는 승려들에게 시주를 하고 생활 속에서 선업을 쌓는 행위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즉, 기쁨이나 슬픔의 감정에 자신이 휘둘리지 않도록 늘 자신의 정신을 가다듬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한 덕목이 된다.
그러므로 태국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짜이옌옌…” 하라는 당부는 한편으로 생활 속에서 종교를 실천하려는 태국인들의 다짐이라고 볼 수 있다. 슬프고 분하고 속상한 일이 있을 때 그것을 울음과 눈물로 표출하고 가슴에 맺힌 한을 주변 사람들과 공유하고 나누기보다는 그것에서 한 발짝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어려운 시간이 지나가도록 길을 비켜서는 지극히 태국인다운 처세법인 것이다. p.66
한편, 출가는 “정죄” 즉, 죄를 씻기 위한 목적으로 행해지기도 한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은 속죄의 방법으로 출가를 하여 사태를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다. 즉 사회적 비판의 대상이 되었던 인물이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하나의 통로로 출가를 선택하는 경우를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p.85
랏따나꼬신은 마음을 녹여내는 땅
많은 사람들이 온갖 사랑을 하며 처마를 맞대고 같이 살아간다
국적이 어떻든 간에 형제이며
서로 오랫동안 얽히고 설켜온 한 무리로
하늘 아래 모든 사람들이 짝끄리왕의 은총 아래 행복하게 살아간다.
(중략)
태국에 살아도 벼슬을 할 수 있어요. 이 나라의 왕은 국적이 다르거나 언어가 다르다고 억압하지 않아요. 관리를 뽑아도 능력을 보고 뽑아요……. 중국인과 태국인이 어디가 달라요? 당신은 중국 사람이지만 태국어 잘 하잖아요. 태국 땅에서 조상을 섬기고 옷차림을 중국인처럼 하면서 머리를 길게 땋아 늘이고 살아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요. 그래서 아주 행복하게 살잖아요. 중국 설날에는 신에게 경배하고 청명 때에는 조상신에게 제사 지내고 하는 것들을 다할 수 있는데 (우리 아이가) 태국인이 되는 것이 무엇이 두려워요? p.164-165
그런데 태국에서 밥 못지않게 중요하게 여기는 또 하나의 식재료가 있다. 바로 생선이다. 동아시아가 두장…을 기본으로 하는 식문화를 가지고 있다면, 동남아시아는 어장…을 기본으로 하는 식문화를 공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태국은 국토의 삼면이 바다를 접하고 있어 해산물이 풍부할 뿐 아니라,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중부 지방의 젖줄 짜오프라야강을 중심으로 운하가 발달했기 때문이다. 이를 근간으로 바다고기뿐 아니라 민물고기도 풍부하여 예로부터 생선은 쌀과 함께 태국인의 식문화의 주축이 되어 왔다. p.206
이렇듯 동물의 이름 자체가 욕이 되어 버리다 보니, 실제로 그 동물을 지칭해야 하는 경우에 상당히 난감한 상황이 된다. 한번은 한 시사 프로그램에서 이 “히아”가 태국 정부청사 건물 앞에 다량의 알을 낳아, 이것이 당시 정권에 상서롭지 못한 징조라는 내용이 뉴스로 다뤄진 적이 있다. 그런데 앵커가 이 동물의 이름을 차마 언급할 수가 없어 주저하다가, 완곡어인 “뚜아응언뚜아텅…”이라고 부르는 것을 듣고 박장대소를 했다. 안 좋은 단어를 피하기 위해서 완곡어를 쓴다지만, 가장 혐오하는 대상에게 사랑스럽기까지 한 “금둥이은둥이”라는 이름을 부여한 태국인의 참신한 발상이 귀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호부호형하지 못한 홍길동처럼 “히아를 히아라 부르지 못하는” 태국인 앵커의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 우습기도 했다. 동물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보여주는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p.274
코끼리 양로원은 한 수의사가 지인이 기증한 땅 위에 사제를 털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아 주로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봉사자들 중에는 하루 동안 코끼리와 함께 하는 삶을 경험해보려 방문하는 단기 봉사자들도 있었지만, 그곳에서 오랫동안 거주하며 노년의 코끼리들과 교감하며 지내는 장기 봉사자들도 적지 않았다. 처음의 두려움은 코끼리들을 만나면서 눈 녹듯 사라졌다. 어찌나 애교가 넘치는지 마치 교생 선생님을 맞는 어린 학생들처럼 들떠서 환영해주었다[코끼리들이??]. p.283
태국어에서 ˝조용한 물은 깊이 흐른다˝ 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는 말이 없이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사람은 딴 생각을 품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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