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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 노트, 구묘진 鳄鱼手记, 邱妙津 본문
악어 노트, 구묘진 鳄鱼手记, 邱妙津
대만 문학의 모던 클래식이자 가장 실험적이고 대담한 소설가로 알려진 구묘진의 널리 알려진 작품 <악어 노트(鱷魚手記, Notes of a Crocodile)>입니다. 2017년 뉴욕에서 아시안계 여성 번역가 보니 휴(Bonnie Huie)에 의해 번역 출간되면서 the PEN 번역상, Lucien Stryk Asian 번역상을 수상하며 화제가 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뉴욕 타임즈에 미래적인 에너지로 가득 찬 주목할 만한 소설이자 젠더 바이너리 문학으로 비중 있게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노트 1-8 나는 여자를 사랑하는 여자다.
<악어 노트> 주인공 별명인 라즈(拉子, Lazi)는 '레즈비언 Lesbian'이라는 뜻의 중국어 은어의 기원이 될 정도로 1994년 소설이 출간된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중국어 문화권에 강력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당시 대만의 방송국 기자가 레즈비언 바의 손님들을 동의 없이 비밀리에 촬영 보도한 사건 등으로 레즈비언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커지면서 수 건의 자살 사건이 발생했고, 그중 레즈비언 커플인 두 명문 사립 학교 여학생이 동반자살하는 사건도 있었죠. 이 학교는 소설 속 인물들이 다니는 학교였을 뿐 아니라 구묘진 자신도 졸업한 모교였습니다. 남과 다른 젠더와 섹슈얼리티를 문제시하며 차별적인 보도를 앞다투어 하는 폭력적인 사회상을 배경으로 이러한 반항적인 작품이 탄생한 겁니다.
같은 성별인 여성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스스로를 밝히는 라즈는 레즈비언 당사자인 작가 자신의 페르소나입니다. 알에서 부화할 때 물의 온도에 따라 성별이 바뀌는 '악어鱷魚'의 특성을 성 소수자 정체성에 빗대어 평등하지 않는 혼인법을 문제 삼고 있어 이후 25년간 벌어지는 LGBT 인권 운동과 이성애 중심적인 혼인법 개정의 움직임에 큰 기여를 한 작품입니다. 또한 성별 이분법에 저항하는 논바이너리(Non-binary) 문학의 효시로 읽히기도 하죠.
악어 노트는 출간 이듬해 1995년 대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상인 <중국시보(中國時報,China Times)>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그의 유작 <몽마르트 유서(蒙馬特遺書, Last Words from Montmartre)>와 함께 '가장 컬트적인 고전'으로 널리 받아들여집니다.
대만, 아시아 최초로 동성혼 합법화뉴스내용[CBS 노컷뉴스 임형섭 기자]동성결혼 표결 지지하는 대만 시민들(AP=연합뉴스)대만이 아시아 최초로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했다.17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대만 입법원(국회)은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내용의 특별법안을 통과시켰다.이 법안은 다수당인 민진당이 찬성하는 가운데 66대 27로 통과됐다.폭우에도 불구하고 입... 출처 노컷뉴스
대만 대항문화의 아이콘, 구묘진 邱妙津 추먀오진 Qiu Miaojin (1969-1995)
대만의 전설적인 천재 소설가. 소설에서 가감 없이 묘사한 논바이너리 레즈비언 감성은 대만의 LGBT 문학과 사회에 깊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대만 서쪽의 작은 마을인 장화현(彰化縣)에서 태어난 그는 타이페이 시에 위치한 일류 학교인 타이베이 시립 제일여자고급중학(臺北市立第一女子高級中學)을 졸업하고 국립대만대학(國立臺灣大學)에서 심리학을 전공했습니다. 그의 다재다능함은 일찍부터 드러나 대학 시절 소설 <죄수(囚徒)>로 <중앙일보(中央日報)> 단편소설문학상을 수상했으며 <고독한 대중(寂寞的群眾)>으로 대만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문학상 <연합문학(聯合文學)> 중편소설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대학 졸업 후에는 상담가로 일하다가 이후 주간지 <신신문(新新聞)>의 기자로 활동했습니다. 1994년 파리로 이주해 파리 제8대학(뱅센-생드니 대학, Université Paris-VIII / Université de Vincennes à Saint-Denis)에서 철학자 엘렌 식수(Hélène Cixous)에게 사사하며 임상심리학과 여성학을 공부했습니다.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그의 자살은 1990년대 인습과 차별로 가득 찬 외부 세계와의 내적 고투의 결과로 해석됩니다. 진짜 사인은 무엇인가에 대한 추측이 난무했지만 주방용 칼로 자신을 찔렀다는 보고가 지배적입니다.
구묘진의 글쓰기는 아방가르드 영화 및 실험 영화의 비서사적 구조에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의 소설은 데렉 저먼(Derek Jarman), 장 뤽 고다르(Jean-Luc Godard) 같은 감독의 유럽 예술 영화에 답하는 묘사와 스타일을 취합니다. 파리에 머무는 동안 구묘진은 <유령 카니발(鬼的狂歡)>이라는 단편 영화를 연출하기도 했죠. 영화감독으로서 그가 만든 작품들은 뉴욕 MoMA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구묘진은 대항문화의 아이콘으로 여겨지며 대만 LGBT 운동의 순교자로 묘사됩니다. 2007년에는 그녀의 일기가 2권의 책으로 묶여 출간되기도 했습니다. 락이군(駱以軍, 뤄이쥔 Luo Yijun, 1967-)의 책 <슬픔을 떠나보내다(遣悲懷, Forgetting Sorrow)>는 구묘진에 대한 추억을 쓰고 있죠. 2017년에는 홍콩라디오텔레비전(Radio Television Hong Kong, RTHK, 香港電臺) 제작, 영화감독 에반스 찬(陳耀成, Evans Chan) 연출로 그녀의 삶과 작품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노트 1-1 다자이 오사무, 미시마 유키오,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은 졸업식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졸업식에서 나는 다자이 오사무, 미시마 유니오, 무라카미 하루키의 환상을 만나는데 처음에는 굉장히 낯설고 난해하게 느껴졌습니다. 작가의 일기처럼 느껴지는 소설을 읽으면서 이 환상들과 이 작가들의 작품을 떠올리고 의미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노트 1-1
만약 베스트셀러도 못 되고, 진지하지도 못할 바에는 놀라게 할 수밖에. 한 글자에 5각(角, 주: 10각=1원, 당시 대만화폐 1원은 한국화폐 40원 정도). 이건 졸업장과 글쓰기에 관한 일이다.
노트 1-2 사실 잔인함도 인자함처럼 이 세상에 진실로서 같이 존재하며, 악도 선과 똑같이 동등한 지위를 가진다. 잔인함과 악은 자연스러운 것일 분, 그들에게도 세상사의 절반을 장악하는 힘과 유용함이 있다. 그러므로 잔인한 운명을 나는 다만 더 잔인하게 대하길 바랄 뿐이다. 도축업자가 소를 해부하듯. P.19
여자를 사랑하는 여자인 라즈 拉子는 '아웃사이더'이자 '주변인'으로, 가면을 쓴 채 살아갑니다. 사랑하는 수령과 '미래가 없는 사랑'을 하고 헤어지기를 두 번 반복하게 되고 쌍동자매화 같은 탄탄과 지유를 만납니다.
노트 1-2
예전의 나는 남자들이 살아가면서 저마다 마음속 깊은 곳에 여자에 대한 '원초적인 모습'을 간직하고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바로 그 '원형'을 닮은 여자려니 하였다. 그런데 나는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어찌 된 일인지 나의 내면 깊은 곳에 자리한 '원형'도 여자에 관한 것이다. 나에게 '원형'이란 차갑게 얼어붙은 높은 산의 정상에서 죽음에 직면했을 때 비로소 피어오르는 가장 아름다운 환상 같은 것이다. 그 고고한 환상은 차츰 나의 현실로 젖어 들어왔으며, 또한 특별했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절대적인 내 인생 최고의 아름다운 '원형'이라고 믿었다. 그렇게 4년 동안 믿어왔다. 오직 이것만을 믿으며 가장 용감하고 가장 성실했던 대학 시절의 삶을 전부 다 써 버렸다.
노트 1-8 나는 나 자신이 되기 싫다. 나는 수수께끼의 끝을 알지만, 그것이 드러나는 것이 보기 싫다. 너를 처음 보았을 때, 나는 너를 미친 짐승처럼, 뜨거운 불꽃처럼 사랑하게 될 거라는 것을 한눈에 알았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면 안 된다. 허락할 수 없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질 일이며, 나는 피범벅이 될 것이다. p.37
노트 1-9 만날 이유가 없잖아. 더욱이 나는 어느 날인가 반드시 도망가 버릴 사람이니까. 그때가 닥치면 너는 더 괴로울 거야. p.41
악당들 감독이반 D. 가오나출연개봉미개봉
베티블루 37.2 감독장 자끄 베넥스출연장 위그 앙글라드, 베아트리스 달개봉
노트 1-12 나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말했다. 그가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돌아섰다. 서로 사랑하는 것을 안다. p.52
노트 2-4 무조건 빙고 소리가 들려야만 바둑판을 완성할 수 있으며, 이외에는 양이든 음이든 다 무성으로 간주해 '아웃사이더'라는 찬 바다로 던져 버린다. 더 넓게는 '주변인' 취급을 한다. 사람이 받는 가장 큰 고통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잘못된 대우에서 오는 것이다. p.74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감독에드워드 양출연장첸, 양정이개봉2017. 11. 23.
https://jamie0416.tistory.com/entry/%EA%B3%A0%EB%A0%B9%EA%B0%80-%EC%86%8C%EB%85%84-%EC%82%B4%EC%9D%B8%EC%82%AC%EA%B1%B4-%EC%9A%B0%EB%94%B4%EB%A3%A8
노트 2-5
‘중국시보(中國時報)’에 이렇게 쓴 기사가 있었다. : ‘대만은 다시는 악어보호 조치를 채택하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악어는 종적을 감추게 될 것이다.’ 많은 독자들이 도대체 악어가 무엇이냐고 편지로 물어 왔다. 그들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번도 악어를 본 적이 없었다.
인형의 계곡 감독마크 로브슨출연바바라 파킨스, 패티 듀크, 폴 버크개봉미개봉
노트 2-7
"너와 가까워진 이후로 쭉 이 지경이야. 내가 말했잖아. 우리는 반드시 헤어지게 될 거라고. 시작할 때부터 알았지. 영원한 사랑은 세상에 없어." p.84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의 불가피한 재앙 속 상황처럼 '미래가 없는' 연애와 사랑은 사람을 절망하게 하게 서로에게 나아가지도 관계를 맺지도 못하게 합니다.
죽음의 연대기 감독프란체스코 로시출연루퍼트 에버릿, 오르넬라 무티, 지안 마리아 볼론테개봉미개봉
노트 2-11
나에게 가장 아름다웠던 존재를 애석해하지 않고 짓밟아 버린 뒤로 이제 남은 것은 적나라하게 벗겨진 비천한 몸뚱이뿐이다. 모든 것은 오직 내가 스스로 저지른 일이다. p.97
동아리에서 순수한 탄탄과 지유를 만나게 되고, 탄탄은 주인공에게 '라즈''라는 별명을 지어줍니다.
노트 3-3
"도대체 라즈 拉子는 도대체 누구야?" p.117
라즈拉子, Lazi는 '레즈비언 Lesbian'이라는 뜻의 중국어 은어의 기원이 되었고 이후 '라즈 영화제' '라즈 문학' 등 레즈비언을 상징하게 되었고 '라즈 문화'를 표면으로 끌어올렸습니다.
노트 3-5
"하우 夏宇의 시 중에 <달콤한 복수 甜蜜的复仇>라는 시도 있잖아? 너도 한 번쯤 들어 봤을 시 같아서 예를 든다. 이 시의 제목처럼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복수하려는 것이고, 복수심 때문에 서로 싸우는 것이고, 또 싸웠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거든. 이 세 가지는 함께 어우러져 있는 거야." p.129 #초광
노트 3-5 "초광, 내 예기를 들어 봐요. 내 앞에서 선배는 그냥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선배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무척 힘든 건 알겠어요. 내 발바닥에도 티눈이 있어요. 다만 당장 누구에게 이야기할 준비가 안 됐을 뿐. 선배, 할 수 있겠죠?" P.131 #초광#몽생#라즈
나쁜 피 감독레오 카락스출연미첼 피콜리, 줄리엣 비노쉬, 드니 라방, 한스 메이어, 줄리 델피개봉1994. 12. 10.
라즈는 화련 花莲에서 열렸던 문학제를 통해 (남녀를 가리지 않는) 희대의 어장관리남 몽생을 만나게 되었고 몽생을 통해 같은 학교의 초광 또한 알게 됩니다.
안드레이 아르세네비치의 어떤 하루 감독크리스 마르케출연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마리나 블라디, 에바 마테스, 알렉산드라 스튜어트, 마가리타 테레코바개봉미개봉
거울 감독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출연마가리타 테레코바, 아나토리 소로니친, 타마라 오고로드니코바개봉미개봉
만나고 헤어지기를 거듭하던 라즈와 수령은 결국 이별을 결정합니다.
노트 6-4
수령은 두 손을 뻗어 내 목을 바짝 끌어안고 말했다. 우리 이렇게 그냥 죽자. p.245
노트 6-6
"네가 나를 건드리는 게 싫어. 우리는 순수하게 정신적인 사랑만 해야 돼. 반드시." p.255
노트 6-6
해피 뉴 이어.
이 모든 것, 그의 모습을 간직한 채. 나는 문고리를 돌려 문을 닫았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서. 집으로. p.258
노트 7-1
나의 삶 속에는 수많은 이미지가 존재한다. 그들은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무게로 내 삶의 회랑 가운데 어느 특별한 전환점에 한데 응축되어 있다. 하지만 나는 한 번도 이 의미 있는 이미지 意象의 주요 인물들에게 고별인사나 감사의 말을 전한 적이 없다. 그렇게 나는 입을 꾹 다물고 내기를 하듯, 그들이 나의 회랑을 그냥 지나치도록 내버려 두었다. p.263
노트 7-2
몽생. 악의 반, 선의 반으로 시작된 그와의 인연은 한결같이 진심 반, 장난 반의 관계였다. 이 미치광이는 내가 수령과 두 번째 이별을 한 뒤 한동안 관계를 주도하면서 나와 가깝게 지냈다. 지금까지도 나는 그의 동기를 명확하게 알 수 없다. p.264
노트 7-2
아주 오랜 뒤에 그때 몽생의 눈빛과 우리가 나눈 말을 회상해 보고서야 그가 나를 사랑해 보려고 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의 동기가 무엇이든지 간에 말이다.
"이봐, 너 만약 남자를 찾지 못하면 나한테 와." p.266
노트 7-3
탄탄. 그는 내가 손을 내밀어 구원을 청한 첫 번째 사람이다. p.268
노트 7-3
" 그냥 아름다웠던 추억 그대로 그곳에 머물게 두려고요.
아마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때가 가장 순수했던 것 같아요. 오직 그만이 나를 아무것도 돌아보지 않고 뛰쳐나가게 했으니까." p.277
노트 7-5
소범은 내가 만났던 사람 중 가장 절망적인 여성이다... 나는 그의 절망을 사랑했고, 그의 절망에 흔들렸고, 그의 절망에 무너졌으며, 그의 절망으로 인해 헤어졌다. 그의 절망은 곧 그의 아름다움이다. p.283
노트 7-6
그와의 일은 내 생애 가장 황홀했던 순간이었으나, 부끄러운 아픔의 기억이다. 왜냐하면 소범 마음속에 나라는 사람이 도대체 어떤 존재였는지 전혀 알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마 죽는 날까지도 알 수 없을 것이다. p.289
80년대 말과 90년대 초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구묘진 작가의 일기처럼 읽힙니다. 라즈는 자신과 자신 같은 사람을 '악어'라고 지칭합니다, 온갖 전문가들이라는 사람들은 '악어'라는 존재와 존재의 특성에 대해 자기들 마음대로 규정하고 기정사실화합니다. 그리고 그 당시 라즈가 겪어냈던 일들은 지금도 그다지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노트 7-8
"각양각색의 악어 전문가가 생겨났다. 날마다 새로운 박사들이 신문지상에 악어 연구 내용을 발표했으며, 방대한 자료를 가진 대학교수 하나는 방송국과 계약을 맺고 ‘심야 악어 창’이라는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았다. 그중 가장 권위 있는 분야의 사람들은, 유전공학자 · 발전심리학자 · 내무부 관리 · 법률학자 등이다.
법률학자는 성명하길, 우리나라의 오천 년 문화 전통을 보존하고 사회 제도를 굳건히 지키기 위해서, 마땅히 사전에 근로기준법 · 재산법 · 혼인법 등을 수정해야 한다고 하였다. 악어 족의 직업 범위를 특정한 관광 지역 안으로 제한해서 복무하도록 하고, 대신 비교적 무거운 세금 부과를 공제해 줌으로써, 아무런 제약 없이 악어의 사회적 자원이 점차 세력화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하였다. 아울러 악어는 인간과 결혼할 수 없으며, 악어끼리도 혼인하지 못한다고 명령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와 사람들의 편견 속에서 라즈는 위축되고 자신을 숨기기에 급급했습니다.
어쩌면 실제 구묘진 작가의 모습이고 그래서 결국 26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죽음을 택하게 된 것이 아닌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노트 8-4
"넌 항상 자신이 뭘 원하는지 말을 안 해. 다른 사람이 원하는 걸 기다렸다가 그에게 맞추기만 하지. 그러고는 깨끗이 고갈되고 말잖아. 내가 보기에 너는 점점 말라만 가고, 내 앞에서 이리저리 방황하고 있으니까. 난 정말 어떻게 널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 p.325 #소범
노트 8-5
나는 이런 사람이 아니거든. 이렇게 악한 것들을 원치 않아. 사랑은 선하고 아름다워야 하잖아요. 나는 이제 이제 그런 사랑의 미덕을 돌이킬 수 없으니까, 사랑하지 않는 길밖에 없어요. p.336 #라즈
노트 8-6
얻은 결론은 바로 이거야. 사랑하자. 나는 항상 하나를 사랑하면 하나를 의심해 왔지. 하지만 나는 이제부터 누구라도 사랑할 자신이 있어.
나는 바로 '사랑'이 항상 내가 찾아왔던 근원적인 것임을 깨달았어. p.339 #초광
노트 8-6
"하나를 바꿔 함께 산다면 사실 쉬운 일이 아니겠지. 하지만 그와 함께하면 우리는 동시에 상대의 남자이면서 여자로 살 수 있거든!" p.341 #초광
라즈는 수령, 탄탄과 지유, 몽생과 초광 그리고 라즈를 구원해 준 소범을 만났지만 '졸업식'에 그들 중 누구도 곁에 없었습니다.
노트 8-8
졸업식. 나의 졸업식을 보러 온 사람이 아무도 없다... 이렇게 큰 교정 안에 내가 보고 싶은 사람이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그냥 걷기만 했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몰랐다. p.344
노트 8-8
몽생은 병원에서 보았던 전형적인 마약 중독자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p.346
노트 8-8
"너는 나보다 더 불쌍해. 왜 넌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거니? 왜 너는 완전히 너 자신을 던지지를 못해? 왜 누구와도 진정으로 관계를 만들지 않아? 너는 그저 멀찍이 서서 스스로 만들어 낸 웃긴 말들을 지켜보고만 있잖아." p.350 #몽생
400번의 구타 감독프랑수아 트뤼포출연장 피에르 레오, 클레어 모리어개봉2016. 04. 13.
탄탄과 지유는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사랑으로 기억에 남기기로 했습니다. 라즈가 사랑했던 수령 역시 순수한 정신적인 사랑으로 남기기 위해 이별을 했고, 아낌없이 자신을 던져 사랑했던 소범을 통해 라즈는 구원받았지만 소범의 절망 때문에 결국 다시 이별을 하게 됩니다. 탄탄과 지유, 라즈와 수령 그리고 소범, 몽생과 초광 등 '악어'였던 그들의 시간과 기억을 통해 결국 작가가 말하는 것은 '순수한 사랑' , '자신을 기꺼이 내어줄 수 있는 사랑'의 본질을 지키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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